본문 바로가기
대한민국 사건사고/우리나라 해결된 사건 사고

만민중앙교회 MBC 습격 사건

by hwani’s 2022. 12. 22.

목차

    만민중앙교회 MBC 습격 사건

    목차
    1. 사건 개요
    2. 사건 배경
         2-1. 본사 습격
    3. 문제가 된 이유
    4. 사건 이후

    사건 개요

    1999년 5월 11일 밤 기독교 계열 신흥종교이자 사이비 종교인 만민중앙교회의 신도들이 당시 여의도에 있던 문화방송(MBC)의 본사 사옥을 급습하여 방송 송출을 강제로 중단시킨 사건으로, 대한민국 방송 역사상 최악의 방송사고 중 하나로 꼽힌다.

    사건 배경

    당시 기성교회 이재록 목사는 1990년 10월 이단성의 문제로 예수교대한성결교회에서 제명처분 당한 후 1998년 8월 하나님이 자신의 교회에 임재 한다고 하여 교계에 커다란 물의를 일으켰다. 만민중앙교회와 만민기도원을 중심으로 이재록 목사는 직통계시를 앞세워 자신이 신유의 은사, 물질의 축복 등의 권능이 있다고 교인들에게 인식시켰다.

     

    1998년 12월 한국기독교총연합회에서 이재록 목사와 만민중앙교회를 사이비로 규정한 데 이어 이재록 목사에게 피해를 보았다는 이탈 신도들의 주장이 늘어나고, 이재록 목사가 도박, 음주소동, 여교역자, 젊고 어린 무용수와 집단난교 등을 밥 먹듯 벌이는 데다, 자신의 교회에만 하나님의 권능이 내렸다고 선전하며 촬영 중 일어난 분진을 가지고 하늘에서 금가루가 내렸다고 하거나, 교회 하늘에 무지개가 핀 것을 가지고 하나님의 권능이 만민중앙교회를 통해서만 일어났다고 선동하는 등 크고 작은 사고를 일으켰다. 심지어 라스베이거스에서 도박을 한 것에 대한 변명이랍시고 한 말이 "제 욕심은, 며칠 우리에게 시간이 있으니까 내가 재정 좀 해결해야 되겠다. 그리고 갔습니다!"였다.

     

    이에 MBC 시사 고발 프로그램인 PD수첩에서는 '이단파문! 이재록 목사! 목자님! 우리 목자님!' 이란 제목으로 이재록 목사와 만민중앙교회의 실태를 폭로하는 특집을 1999년 5월 11일 화요일 밤에 방영하기로 하였다. 다만 방영 전날 법원은 "성추문 등 목사의 사생활은 방영하지 말라"고 판결했기에, 사생활 부분만 편집하고 방송할 예정이었다.

    본사 습격

    방송 당일 밤 10시 30분부터 만민중앙교회 신도 2,000여명이 교회 버스와 자가용, 대중교통 등을 타고 와 여의도 문화방송 본사 사옥 앞에 구름 떼같이 몰려들었다. 이들은 1층 로비와 방송국 주변을 점거하였고, 급기야 신도 200여명이 건물 내부로 침입해 당시 여의도 본사 2층에 있던 주조정실을 점거하고 장비를 닥치는 대로 끄거나 부수며 방송 송출을 중단시켰다. 한술 더 떠서 일부 신자들은 당시 당직과 야근으로 방송국에 남아 있던 송출부 직원들에게 폭력을 휘둘렀다.

     

    이로 인해 방송 시작 8분 만에 PD수첩 방송이 중단되었고, 당시 남산 송신소는 보관 중이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자연은 살아있다' 중 아프리카 얼룩말의 생태를 다룬 에피소드인 '줄무늬의 충돌'을 긴급 송출했다. 미처 끊어지지 않은 본방송과 비상송출 방송이 혼선되면서 화면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신도들의 난입으로 본사와 지역국의 연결도 단절되며 대처에 난항을 겪었다. 대구의 경우는 블랙스크린 하단에 "방송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로 시작되는 자막이 뜬 화면과 당시 MBC 마스코트였던 엠비즈가 나오는 화면이 떴고, 여기에 당시 화면조정 음악이 흘러나왔다.

    이런 현상은 다른 지역 문화방송 계열사에도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하여, 강릉, 춘천, 부산 등의 당시 상황은 KBS 뉴스 보도로 알려졌다. 지역에서는 지역 MBC 자체 판단에 따라 지방국 제작물을 방송하거나 검은 화면채로 나가기도 했다.

     

    오후 11시 40분쯤에 여의도 본사에 경찰 병력이 대거 투입되어 방송국에 난입한 신도들을 끌어냈고, 이어 방송 송출이 정상화되었다. 신도들은 방송이 정상화된 이후에도 MBC 사옥 로비에서 오전 1시 30분쯤까지 시위를 이어갔다. 불행 중 다행으로, 당시 신도들이 파괴한 장비는 메인 장비가 아닌 예비 장비여서 방송 정상화의 속도가 빨랐다고 한다.

     

    MBC는 밤 11시 50분 경 MBC 마감뉴스를 통해 이 사건을 최초로 시청자들에게 공지했다.

    문제가 된 이유

    이 사건은 대한민국 방송 역사상 최악의 방송사고 1~2위를 다툴 정도로 심각한 사건이다.

    대한민국 방송 역사상 특정 단체의 물리력에 의해 방송이 중단된 최초이자 유일한 방송사고 사례이며, 심지어 5.16 군사정변이나 12.12 군사반란 등 군사정권 때에도 사전 검열은 했을지언정 멀쩡히 진행되던 방송을 끊지는 않았다. 한마디로 군부 수뇌부도 벌인 적이 없는 일을 사이비 광신도들이 한 것이다.

     

    물론 서슬 퍼런 군사정권도 만만치는 않았는지라, 군부시절엔 군이 방송국을 통째로 장악하고 앵커에게 혁명 공약이나 관제뉴스를 낭독하도록 강요했었다. 12.12 사태 이후 제5공화국 정권에서는 아예 한술 더 떠서 동아방송과 동양방송 등을 강제로 없앴다. 그러나 적어도 만민중앙교회처럼 정직원을 폭행하고 강제로 방영중인 방송을 끊고, 장비를 부수는 정도의 주제 넘은 폭력은 휘두르지 않았다. 확실히 만민중앙교회가 습격한 사건은 군사정권의 언론 탄압이 양반으로 보일 정도의 분명한 중범죄다.

     

    국가 중요 보안시설인 공영방송사의 주조정실을 민간인이 쉽게 탈취했다는 점에서 보안의 허술함에 대한 의문점이 제기되기도 했다. 방송국 건물은 범죄자나 적군에게 쉽게 점거되지 않도록 의도적으로 미로에 가까운 복잡한 구조로 설계되어 있는데, 그런 건물의 핵심 시설이 고작 민간인에게 점거당했던 것이었다. 무기 없는 민간인이었기에 망정이지, 만약 테러리스트나 북한군이 MBC 직원을 인질로 잡았다면 일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을 것이다.

     

    다만 당시 문화방송 본사 사옥은 원래 예능과 드라마 등을 촬영하는 TV 방송 스튜디오로 설계되었던 건물이었다. 하지만 여의도 사옥은 과거 정동 사옥과 떨어져 있던 탓에 사원들의 불편함과 번거로움이 많이 생기고 불필요한 경비가 많이 든다는 이유로 정동의 시설을 통째로 여의도로 이사하면서 방어의 태생적인 한계가 분명히 존재했다. 이는 1988년 일명 '내귀에 도청장치' 방송사고 당시에도 드러난 문제였다.

     

    더 기가 막힌 것은, 무장 경찰이 허겁지겁 도착했을 때는 신고가 접수된 지 1시간이 훌쩍 넘어서였고, 최종적으로 해산된 시간은 새벽 1시 30분이었다는 것. 경찰청 정보처와 경비처 간 의사소통도 안 되었고, 당시 MBC가 있던 여의도를 관할하는 영등포경찰서와 만민중앙교회가 있는 금천구 일대를 관할하는 남부경찰서(현 금천경찰서)간 정보 교환도 제대로 안 되었기에 이런 일이 일어났다. 당시 만민중앙교회 신도들이 야간 예배 직후 바로 버스와 승용차 여러 대를 타고 나감을 남부경찰서에서 인지해 이를 막을 기회가 있었음에도 영등포경찰서나 서울경찰청에 전혀 통보하지 않는 바람에 골든타임을 날렸던 것이다.

    사건 이후

    검찰과 경찰은 5월 13일 사무국장을 포함한 교회 신도 6명을 체포했고, 이 중 만민중앙교회 부목사, 사무국장, 안전실 차장을 전파법 위반죄로 기소했다. 8월 28일 부목사와 사무국장에게는 징역 3년을, 안전실 차장에게는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당시 언론의 자유 침해라는 사건의 후폭풍이 커서, 여야당들이 한 목소리로 규탄 성명을 냈으며, 청와대 역시 규탄 성명을 냈다.

     

    검찰 수사와는 별개로 MBC는 만민중앙교회를 상대로 방송 기재 파손, 광고료 손실, 직원 부상 등에 대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고, 일부 승소하여 만민중앙교회 및 그 신도 61명으로부터 6억 9천여만 원을 배상받게 되었다.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 한국방송협회, 한국기자협회,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 언론개혁시민연대 등 언론 관련 이익/시민단체는 사건 다음날인 5월 12일 일제히 성명을 내어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려 한 만민중앙교회를 규탄했다.

     

    이 와중에도 만민중앙교회의 악행은 여기에 그치치 않았으며, 나중에 나타난 대국민 사기가 바로 무안단물.

     

    2014년 8월 문화방송은 여의도를 떠나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로 본사를 옮겼는데, 이 상암동 신사옥은 여의도 사옥과 비교해보면 구조도 굉장히 복잡해졌고, CCTV도 여의도보다 상당히 많아진 데다, 크기 자체가 축구장 21개에 맞먹는 면적으로 커져서, 제2의 MBC 습격 사건은 일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건물은 방송센터, 미디어센터, 경영센터, 공개홀, 4개 동으로 분리되어 있고, 엘리베이터 하나만 믿고 가면 막다른 길이 나온다. 주조정실까지 타야 할 엘리베이터가 1~2개가 아니니, 더 이상 습격당하는 것은 대규모 테러 수준이 아닌 이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