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형 오류로 인한 일가족 살인 사건

혈액형 오류로 인한  일가족 살인 사건

목차
1. 사건 개요
2. 사건 상세

사건 개요

 

1990년 6월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일가족 살인사건.

당시에 매우 충격적인 사건이라 TV에서 각색해 방송까지 한 적이 있었다.

사건 상세

사건은 1990년 6월 2일 아침 송파구의 한 아파트에서 40세 김모 씨의 부인인 37살 이모 씨와 11살, 9살 자녀가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된 것에서 시작된다.

김 씨의 진술에 따르면 술에 취한 채로 들어와 부인이 양복과 양말을 벗겨준 후 안방에서 잠을 잤는데, 일어나 보니 가족들이 모두 숨진 채 발견되었다는 것.

수사 초기에는 남편 김 씨가 살해 용의자로 의심을 받았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외부 침입이 없었고, 아내와 아이들 모두 시신이 난자되어 있었고, 흉기가 자고 있던 남편 옆에 있었던 것. 그러나 사람을 그렇게 난자하면 가해자에게도 피가 튀기 마련인데 사건 당시 남편은 흰 바지에 흰 셔츠를 입고 있었음에도 옷에 혈흔이 없었고, 손을 씻게 해보니 오랫동안 손을 씻지 않아 새까만 땟국물이 나올 정도여서 살해 후 손에 묻은 피를 씻어낸 것으로도 보이지 않았다.

 

첫째 딸은 명백히 타살이었다. 3번의 치명상을 입었다. 심장에 하나, 간에 두 개의 자창이 나타났다. 그리고 왼손과 오른팔에는 칼을 막는 과정에서 나타난 방어창이 있다. 둘째 아들 역시 타살이었다. 옆구리를 찔려 출혈이 있었다. 팔과 다리에는 칼을 피하면서 생긴 방어창이 있었다. 문제는 부인 이 씨의 검사 결과인데, 몸에 자창이 총 14개 있었다. 하지만 방어창이 나타나지 않았고 자창의 방향이 모두 일정하였다. 이는 이 씨가 자해했다는 증거.

 

경찰 수사 결과 이 씨와, 이 씨의 남편은 둘 다 혈액형이 O형인데 9살인 아들의 혈액형이 A형으로 나온 일 때문에 오래 전부터 심하게 다투었다고 한다. 남편 김 씨는 국민학교와 군입대 당시 혈액형 검사에서 O형이 나와서 자신의 혈액형이 O형이라고 확신했다. O형과 O형 사이에서 A형이 나올 수 없음을 남편이 안 이후 이 씨는 남편으로부터 의처증에 시달리는 상황이었고, 남편은 심지어 아내가 운영하는 약국 인근에 있는 다방에 잠복해 아내를 감시하기도 하였다. 사건 당일 밤에도 술에 취해 들어온 남편과 부인은 또 아들의 혈액형과 관련된 문제로 심하게 다투었고, 결국 남편이 잠든 사이 부인이 아이들을 죽이고 스스로 자살했다고 종결됐다. 이 씨는 간에만 칼이 들어갔기 때문에, 자해한 이후 김 씨 옆에 칼을 놔두고 거실로 충분히 나올 수 있었다.

 

그런데 국민학교와 군입대 당시 혈액형 검사에는 O형이 나왔다던 남편 김 씨의 혈액형은 재검진 결과 A형이었다. 결과적으로 혈액형의 검진오류 때문에 한 가정이 이렇게 비극적인 결말을 맞은 것.

 

물론 마냥 검진 결과만의 탓도 아니었다. 사건이 일어난 1990년에는 국내에 친자확인 유전자 검사가 도입되기 전이었다곤 해도 다른 확인 방법이 있었고, 아내가 남편에게 혈액형 검사를 다시 해보자고 하자 남편은 "나는 정확하니 너희나 다시 해라."며 거절했다. 남편이 군대 시절의 검진을 확신하여 다른 검사를 할 생각을 하지 못했더라도 이혼이라는 비교적 평화로운 방법이 있었다. 그럼에도 남편에게 아무리 시달렸다지만 살인이라는 극단적 방법을 취한 것도 모자라 그 방향이 죄 없는 자식들에게까지 향했으니 가해자 이 씨를 옹호하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