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8 학생민주의거 한눈에 알아 보기

2.28 학생민주의거 한눈에 알아 보기

목차
1. 사건개요
2. 사건내용
3. 결의문

사건개요

1960년 2월 28일, 3.15 대선을 앞두고 경상북도 대구시의 8개 고교 학생들이 자유당의 독재와 불의에 반대하여 일어난 시위는 한국의 민주화 운동의 중요한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제1공화국 정부 수립 이후 시민들이 민주 개혁을 요구한 최초의 시위였기 때문에 그 의의가 큽니다. 이 날은 국가기념일로 지정되었습니다.

해방 정국의 미군정 기간에는 대구에서 10.1 항쟁이라는 최초의 무장항쟁이 일어났고, 6.25 전쟁이 끝난 후에는 한반도에서 최초의 민주화 운동으로 이 시위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 시위는 한국의 민주화 운동의 역사적인 의미를 가지며, 더 나은 민주주의를 위한 시민들의 용기와 투쟁 정신을 기리는 날입니다.

사건내용

1960년 2월 28일, 일요일이었던 그날 대구시 수성천변에서 야당인 민주당 부통령 후보 장면 박사의 선거 연설이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당시 장면 후보는 같은 당의 대통령 후보였던 조병옥 박사가 사망하면서 거의 대통령 후보급의 위상을 가지고 있었고, 특히 당시 대구 지역은 이승만/자유당에 대한 반감이 매우 짙었습니다.

이에 대구 지역 학생들이 장면 박사의 유세장에 몰려 언론의 주목을 받는 것을 우려한 당시 자유당 정부는 이를 방지하고자 대구시내 공립 고등학교에 일요 등교를 지시했습니다. 그러나 학생들은 이런 자유당의 꼼수를 간파하고, "학원을 정치도구화하지 말라!"며 일요 등교에 반발하였습니다. 특히 경북고등학교 학생들이 선두로 가두시위를 벌였고, 이에 호응한 대구의 다른 고등학교 학생들도 27일 시위를 벌였습니다.

1960년 2월 27일 오후, 대구 동인동에 있는 이대우 경북고 학생부 위원장 집에 모인 경북고, 대구고등학교, 경북대학교사범대학부설고등학교 학생 8명은 부당한 일요등교 지시에 항의하기 위해 시위를 조직하였고, "백만 학도여! 피가 있거든 우리의 신성한 권리를 위해 서슴지 말고 일어서라!"는 결의문을 작성하였습니다.

 

1960년 2월 28일, 학교에 모인 학생들은 당국의 지시를 거부하고 자유당의 불의와 부정을 규탄하는 집회를 개최하였습니다. 학생들은 교사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학교를 뛰쳐나왔고, 오후 1시에는 학생 800여 명이 반월당, 중앙로를 거쳐 경상북도청으로 향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다른 학교 학생들이 합류하며 시위대는 커졌고, 유세장으로 가던 장면 박사를 만났을 때에는 '만세'를 부르기도 하였습니다.

당시 경상북도지사와 치안국장은 "학생들이 북한에 이용당하고 있다"며 종북몰이를 시도하였으나, 대다수 시민들은 오히려 구타당하던 학생들을 지지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이 시위에는 8개 학교의 총 1,200여 명의 학생들이 참여하였고, 그 중 120여 명이 경찰에 체포되었습니다. 체포된 학생들 중에는 학생들을 도와주던 교사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하지만 경찰은 당시 시민들의 따가운 눈초리 속에 처벌을 완화해야 했고, 주동자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학생들은 석방하였습니다. 이후 언론에서도 이 사건을 보도하면서 전국에서 학생들의 시위가 퍼져나가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는 한국 민주화 운동의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결의문

인류 역사이래 이런 강압적이고 횡포한 처사가 있었던고, 근세 우리나라 역사상 이런 야만적이고 폭압적인 일이 그 어디 그 어느 역사책 속에 끼어 있었던가?

오늘은 바야흐로 주위의 공장 연기를 날리지 않고 6일동안 갖가지 삶에 허덕이다 모이고 모인 피로를 풀 날이요, 내일의 삶을 위해 투쟁을 위해 그 정리를 하는 신성한 휴일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 하루의 휴일마저 빼앗길 운명에 처해있다.
우리는 일주일 동안 하루의 휴일을 쉴 권리가 있다. 이것은 억지의 말도 아니고, 꾸민 말도 아니고, 인간의 근세 몇 천년동안 쭉 계속해서 내려온 관습이요, 인간이 생존해 나가기 위한 현명한 조치이다. 그러나 우리는 살기위해 만든 휴일을 어찌 빼앗기리. 우리는 피로에 쓰러져 죽어야만하나, 생각해 볼지어다. 우리는 배움에 불타는 신성한 각오와 장차 동아[東亞]를 짊어지고 나갈 꿋꿋한 역군이요, 사회 악에 물들지 않는 백합같이 순결한 청춘이요, 학도이다.

우리 백만학도는 지금 이 시각에도 타고르의 시를 잊지 않고 있다.
『그 촛불 다시 한번 켜지는 날 너는 동방의 밝은 빛이 되리라』
큰 꿈을 안고 자라나가는 우리가 현 성인사회의 정치 놀음에 일체 관계할 리도 만무하고 학문 습득에 시달려 그런 시간적인 여유도 없다. 그러나 이번 일을 정치에 관계없이 주위 사회에 자극 받지 않는 책냄새 땀냄새 촛불 꺼멓게 앉은 순결한 이성으로써 우리의 지금까지 배운 지식을 밑바탕으로 하여 일장의 궐기를 하려한다.

백만학도여! 피가 있거든 우리의 신성한 권리를 위하여 서슴지 말고 일어서라, 학도들의 붉은 피는 지금 이 순간에도 뛰놀고 있으며 정의에 배반되는 불의를 쳐부수기 위해서는 이 목숨이 다 할때까지 투쟁하는 것이 우리들의 기백이며, 이러한 행위는 정의감에 입각한 이성의 호소인 것이다.
우리는 민족을 사랑하고 민족을 위하여 누구보다도 눈물을 많이 흘릴 학도요,
조국을 괴뢰가 짓밟으려 하면 조국의 수호신으로 가버릴 학도이다.
이 민족애의 조국애의 피가 끓는 학도의 외침을 들어 주려는가?
우리는 끝까지 이번 처사에 대한 명확한 대답이 있을 때까지 싸우련다.
이 민족의 울분, 순결한 학도의 울분을 어디에 호소해야 하나?
우리는 일치단결하여 피끓는 학도로서 최후의 일각까지 부여된 권리를 수호하기 위하여 싸우련다.
— 2.28민주운동 결의문(1960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