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축구 스토리

독일리그&한국축구계의 전설 차범근 구단과 팬들의 평가

hwani’s 2023. 2. 2.
반응형

독일리그&한국축구계의 전설 차범근 구단과 팬들의 평가

목차
1. 구단과 팬들의 평가
2. 한글전광판
3. 빌리-브란트-플라츠 역 프랑크푸르트의 기둥
4. 바이어 04 레버쿠젠
5. SV 다름슈타트 98
6. 갤스도 프 살해 위협 관련 기사
7. 분데스리가 레전드 엠버서더
8. 기타 일화
9. 페어 플레이어
10. 2002 월드컵 조 추첨
11. 차범근 호랑이

구단과 팬들의 평가

2003년 분데스리가 40주년을 맞이하여 키커에서 독자들을 대상으로 각 포지션 별 역대 분데스리가 선수 랭킹을 투표하여 베스트 11을 선정했는데, 2003년 5월 26일 키커지에 수록된 중앙 공격수 포지션 순위에서 차범근이 9위에 올랐다.

차범근이 은퇴한 지14년이 흐른 시점이었고 독일 축구 팬들이 투표했음에도 동양인 선수가 분데스리가 역대 중앙 공격수 순위에 오른 것을 보면 독일 현지 축구팬들에게 차범근이란 이름이 얼마나 각인되었는지 알 수 있으며 한편으론 차범근의 활약이 어느 정도였는지 가늠할 수 있는 결과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점은 함께 순위에 든 선수들의 이름인데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한 게르트 뮐러를 시작으로 우베 젤러, 클라우스 피셔, 울프 키르스텐, 스테판 샤퓌자, 지오반니 에우베르, 호르스트 흐루베슈. 클라우스 알로프스, 카를하인츠 리들레, 디터 뮐러 등 하나같이 분데스리가 및 독일 축구사에 한 획을 그은 레전드 선수들이다.

한글전광판

우리나라에 크게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차범근은 분데스리가 역사를 통틀어 봐도 흔치 않은 대우를 받기도 했는데 바로 '한글 전광판'이다.

차범근이 맹활약하자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는 홈 경기장 발트슈타디온에 한글이 표기되는 새로운 전광판을 설치했고 이로 인해 홈경기에서 스타팅 멤버를 소개하거나 차범근이 골을 넣을 때마다 전광판에 차범근의 이름이 한글로 명시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순서의 차이는 있지만 보통 영어로 'BUM KUN CHA' 혹은 'CHA BUM'이라 먼저 뜬 뒤 이후 한글로 '차범근'이라는 글자가 등장했으며 구단 선수들 중 유일하게 차범근에게만 적용되었다. 단순 1회 성 이벤트가 아닌 차범근이 구단을 떠날 때까지 유지되었는데 단 한 선수만을 위해 그 선수의 이름을 그 선수의 언어로 띄워주는 일은 분데스리가뿐 아니라 세계 축구 리그에서도 극히 이례적인 것으로 선수 시절 차범근의 위상을 느낄 수 있는 사례라 할 수 있다.

빌리-브란트-플라츠 역 프랑크푸르트의 기둥

프랑크푸르트 '빌리-브란트-플라츠'역에 '프랑크푸르트의 기둥'(Säulen der Eintracht)이라고 불리는 12개의 기둥이 존재하는데, 각 기둥에는 2013년에 선정된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의 역대 베스트 11을 지칭하는 '아인트라흐트 레겐덴 11'(Eintracht Legenden 11)과 감독의 사진이 새겨져 있다. 차범근 역시 이 레전드 11에 선정되었기 때문에 역사 기둥에 차범근의 현역 시절 사진이 새겨져 있다.

 

또한 프랑크푸르트 홈구장인 도이체 방크 파르크에도 차범근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는데 구장의 지하 주차장에는 구단 역대 베스트 11이 벽화로 그려져 있으며 79/80 시즌 UEFA컵 우승 멤버, 80/81 시즌 DFB-포칼 우승 멤버의 벽화가 새겨져 있다..

 

2015년에는 구단에서 공식적으로 발간하는 Adlerträger에 실린 프랑크푸르트 드림팀 27인의 삽화에 포함되기도 하였다. 해당 드림팀은 팬 투표를 통해 역대 프랑크푸르트 선수 및 감독들로 풀 스쿼드를 구성한 것이었는데 여기에도 어김없이 차범근이 선정된 것이다.

 

2018년에는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국제 브랜드 홍보대사 6인에 위촉되었다. 이외에도 프랑크푸르트 구단 관련 각종 행사에 초청되는 등 현재까지도 여전히 레전드 대우를 받는다.

바이어 04 레버쿠젠

바이어 04 레버쿠젠 역시 차범근을 레전드로 대우한다. 2004년 레버쿠젠 구단 창립 100주년을 기념하여 팬 투표를 통해 선정한 레버쿠젠 세기의 팀(Bayer 04-Elf des Jahrhunderts) 18인에 선정되었으며 애초에 차범근이 들어 올린 UEFA컵 자체가 레버쿠젠 구단 자체적으로 각별한 트로피로 여겨지기 때문에 2013년 UEFA컵 우승 25주년 기념행사에 우승 멤버로서 초청을 하기도 했다. 2019년에는 분데스리가 승격 40주년을 기념하여 40인의 구단 역대 올스타를 뽑았는데 그중 한 명이 차범근으로, 40주년 기념 책자에는 차범근의 영입을 '최고의 영입 중 하나'라고 표현하며 레버쿠젠 홈 경기장 바이아레나 기둥에 당당히 벽화가 새겨져 있다.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와 바이어 04 레버쿠젠 모두 은퇴한 지30년이 넘은 차범근의 생일을 공식 SNS를 통해 축하해 주는 등 아직까지 각 구단의 레전드로 예우한다.

SV 다름슈타트 98

군문제로 단 한 경기만을 뛰고 계약을 해지해야 했던 SV 다름슈타트 98에서조차 차범근을 기억하고 예우한다. 2017년 7월 21일 2017/18 시즌을 앞둔 다름슈타트의 출정식에 초대되었는데 출정식이 끝난 후 다름슈타트 회장 뤼디거 프리취는 차범근과의 만남에서 "전설과 마주하게 돼 큰 영광이다. 차붐이 다름슈타트에서 뛴 사실을 구단은 무척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는 인사말을 하기도 했다.# 또한 그곳의 팬들에게 무수한 사인 요청을 받았는데 그중에는 1978년 다름슈타트 소속으로 치른 차범근의 분데스리가 첫 경기인 보훔전을 직접 관람한 팬들도 있었다.

 

프랑크푸르트나 레버쿠젠과 달리 단 한 경기만 출전했을 뿐인데 구단의 시즌 출정식에 정식으로 초대할 뿐만 아니라 구단의 회장이 직접 만나러 와 인사를 나누는 모습은 굉장히 이례적이면서도 새삼 차범근의 대단함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갤스도 프 살해 위협 관련 기사

1980/81 시즌에. 이 때, 프랑크푸르트 팬들은 난리가 나서 레버쿠젠까지 가서 겔스도프에게 살해 위협 소동까지 벌였다. 프랑크푸르트팀은 겔스도프를 고소하기 위해서 마지막으로 차범근의 동의를 구했으나 차범근은 고소를 취하하고 그를 용서했다고 한다. 차범근이 고소를 취하한 소식이 신문에 나자, 시민들이 감동을 받아 어린아이부터 할머니까지 마구 면회 신청이 오고, 병실에 꽃이 산더미처럼 쌓였다고 한다. 그런데 기존에 선수 생명이 끝날 수도 있는 부상으로 진단받았으나 차범근은 놀라운 회복력을 보이며 한 달 만에 경기장에 복귀했다. 그리고 레버쿠젠으로 이적했을 때 겔스도프와 재회하는데, 그 이후 겔스도프는 타 팀 선수의 거친 수비로부터 차범근을 지켜주게 된다. 이후 겔스도프와는 절친한 사이로 지내는 모양이다. 이 사건 이후 분데스리가는 엄격하게 파울을 제재하는 분위기로 변하게 된다.

분데스리가 레전드 엠버서더

2017년 분데스리가에서 공식 선정한 분데스리가 레전드 네트워크 앰버서더 9인에 위촉되었다. 이에 따라 분데스리가 레전드 투어의 일환으로 '분데스리가 레전드 투어 in 코리아'가 2017년 11월 2일부터 4일까지 진행되었으며 분데스리가 우승 트로피인 마이스터샬레가 아시아 최초로 공개되기도 하였다.

 

이후 2019년 11인, 2021년 17인으로 2년 주기로 앰버서더 인원이 추가되어 발표되고 있는데, 차범근은 초창기 멤버로서 지속적으로 앰버서더에 포함되어 활동 중이다.

기타 일화

독일에서의 현재 위상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는 일화가 있는데, 분데스리가 2008-09 시즌 바이엘 레버쿠젠과 에너지 코트부스와의 경기를 차범근이 독일에 가서 관람한 적이 있었다. 차범근은 모자를 푹 눌러쓰고 부인과 같이 경기를 관람했기에 들어갈 때는 사람들이 못 알아봤었으나 전광판의 카메라가 딱 비추자 관중들이 모두 일어나서 기립박수를 쳤고, 경기를 진행하던 레버쿠젠과 코트부스의 선수들도 무슨 일인지 의아해하다가 상당히 놀랐다고 한다.

심지어 파트리크 헬메스와 슈테판 키슬링, 카어슈텐 라멜로프 같은 선수들은 직접 차범근에게 찾아가서 사인을 요청하고 사진 찍기를 요청했을 정도.

 

또, 차범근이 첼시 FC에 수원 감독 자격으로 방문했을 때, 레버쿠젠 출신인 미하엘 발락이 그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면서 얘기한 것도 유명한 얘기. 한때 귀화 요청도 있었는데 거절했다는 루머까지 있었을 정도.

 

 

2005년 5월 19일 수원 삼성 블루윙즈와 첼시 FC의 친선전을 앞두고 기자회견에서 주제 무리뉴는 세계적인 명장의 위치에 오른 비결을 묻는 질문에 "나는 옆에 있는 차범근 감독처럼 훌륭한 선수 시절을 보내지는 못했지만 대신 지도자가 되려는 열정이 컸고 그것이 지금의 나를 있게 했다"는 답변을 하기도 했다.

페어 플레이어

분데스리가 11시즌과 A매치 135경기를 포함한 선수 생활 동안 퇴장 0회, 경고 1회를 기록한 페어 플레이어기도 했는데 현재보다 거친 파울이 잦았던 1980년대의 과격한 축구에서 저러한 태도로 경기에 임했다는 것도 존경스러운 부분. 유일한 경고는 슈투트가르트 원정 경기 때 독일 국대이자 당대의 명수비수 칼 하인츠 푀르스터를 상대로 기록한 것인데, 차범근의 술회로는 자신을 10번이나 거칠게 넘어뜨렸는데도 경고를 받지 않고 되려 푀르스터에게 태클을 하자마자 역으로 경고를 받았다고 회상한다.

2002 월드컵 조 추첨

2002년 한일 월드컵 조 추첨 행사 당시, 차범근이 추첨자가 되지 못하자 여기저기서 말이 많았다. 특히 독일에서는 "차붐이 죽은 게 아닌가?"라고 의심했을 정도. 그도 그럴 것이 바로 다음 월드컵인 2006년 독일 월드컵 준비 위원회에서 각국을 상징하는 현수막을 거리에 설치했는데 한국을 소개하는 현수막에 차범근을 넣어 놨을 정도로 한국=차범근의 인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외국에서도 이 정도였으니 축구협회에 대한 국내 비판 여론은 어마어마했다. 더군다나 차범근 대신 뽑힌 추첨자가 축구와 관련 없는 여배우였으니...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해설을 하던 차범근이 독일과 파라과이 전을 중계하던 중 '오늘 독일은 지금까지의 경기 중 가장 나쁘고 준비도 덜 된 경기를 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당시, 독일 감독 루디 푈러가 이 말을 듣고 '레버쿠젠에 있을 때 아스피린을 너무 먹은 게 아니냐?'며 농담을 섞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루디 푈러 본인도 또한 바이어 레버쿠젠 출신이기 때문에 진지하게 화를 낸 건 아니다. 그러나 이 이야기를 들은 독일 시민들은 '어떻게 감히 차붐에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냐?'라고?' 오히려 자국 대표팀 감독인 루디 푈러를 깠는데, 너 따위가 차범근에게 실례되는 말을 하다니라는 뉘앙스라기보다는 인신공격에 가까운 말을 했기 때문에 농담이어도 정도껏 해야지라고 까인 측면이 크다. 거기에 더해, 독일 국민들도 차범근과 똑같이 독일의 예선전 경기력에 대해 실망했기 때문이었다. 결국 루디 푈러는 차범근에게 개인적으로 사과를 전했다고 하며 차범근도 훈련장에 찾아가 화해했다고 한다. 참고로 루디 푈러는 로타어 마테우스, 위르겐 클린스만과 함께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서독을 우승시킨 최고의 스타로 칭송받는 인물이다.

 

은퇴 직전 레버쿠젠 감독을 한 리누스 미헬스 밑에서 가르침을 받았다. 리누스 미헬스는 바로 네덜란드 토털 풋볼의 창시자로 일컬어지는 세계적인 명장이다.

 

2014년 1월 대한민국과 미국과의 친선 경기 전 당시 미국 대표팀 감독 위르겐 클린스만이 SBS 해설위원으로 온 차범근을 알아보고 다가와 포옹과 환담을 나누는 장면이 찍히기도 하였다.

 

현역으로 뛸 당시 독일의 시인인 에크하르트 헨샤인트가 차범근에게 헌정하는 시가 있을 정도니 그의 독일에서의 평가는 말하면 입이 아픈 수준이다.

차범근 호랑이

1980년대 프랑크푸르트 동물원에 차범근의 이름을 딴 호랑이가 있었다. '범근'이라는 이름의 수마트라 새끼 호랑이인데, 당시 서독 교민회장을 통해 한국을 상징하는 동물이 호랑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프랑크푸르트 구단 측에서 시에서 운영하는 프랑크푸르트 동물원과 협업을 맺고 진행한 이벤트라고 한다. 이를 계기로 '차붐' 혹은 '갈색 폭격기' 다음으로 '아시아에서 온 호랑이'란 별칭이 서독 언론 기사에 많이 애용되기도 하였다.

 

차범근의 피지컬적인 능력에 관해 알 수 있는 일화가 있는데 노르베르트 나흐바이(Norbert Nachtweih)의 이야기에 따르면 차범근은 구단 선수들 중 메디신 볼 훈련을 가장 오래 견딘 선수였다고 한다. 사실 말이 메디신 볼 훈련이지 현재와 달리 그저 메디신 볼을 들고 하프라인을 왕복하며 뛰는 단순한 훈련이었는데 문제는 그 강도가 극악이라는 것.

 

당시 프랑크푸르트 감독 부크만은 이런 차범근을 만류하기 위해 오버 트레이닝을 할 경우 1천 마르크(현재 기준 약 137만 원 상당)의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할 정도였는데 당시 취재를 온 한국 특파원에게 "한국 사람은 모두 저렇게 다부지냐"라고" 묻기도 했다고 한다.

 

당시에 차붐을 상대해야 했던 팀의 팬들한테도 차붐이 얼마나 인상에 강하게 남았는지 알 수 있는 일화가 있다. 10여 년 전에 한 축구팬이 알싸에 레버쿠젠에 가서 차범근을 아느냐는 질문을 했다는 글을 올린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 질문을 받은 상대가 젊은 팬이어서 잘 모른다라는 대답을 했는데, 그 옆에 앉아있던 나이 지긋한 샬케 04 팬이04팬이 "어떻게 레버쿠젠 팬이라는 녀석이 차붐을 모를 수가 있느냐"라고 말하며 젊은 레버쿠젠 팬에게 차붐에 대한 강의를 한 적 있었다고 증언한 적이 있었다.

반응형

댓글

💲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