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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사건사고/우리나라 해결된 사건 사고

민병일 성남(분당) 스튜어디스 살인사건

by hwani’s 2022. 7. 6.

목차

    민병일 성남(분당) 스튜어디스 살인사건

    목차
    1. 사건 개요
         1-1. 실종 신고
         1-2. 시체 발견
         1-3. 범행 과정
    2. 결말

    사건 개요

    2005년 성남시에서 택시 기사 민병일이 승객 스튜어디스를 금품 목적으로 살해한 사건.

    실종 신고

    사건은 2005년 3월 17일 오후 3시경 분당경찰서로 한 건의 실종신고가 접수되면서 시작됐다. 곧 집에 들어온다던 항공사 국제선 승무원인 최 씨(27)가 하루가 지나도 귀가하지 않자 어머니(69)가 경찰에 실종신고를 낸 것. 최 씨는 실종 당일인 16일 새벽 1시 10분께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의 한 나이트클럽 앞에서 친구들과 술을 마신 뒤 택시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고 했다. 그러나 그것이 지인들에게 목격된 최 씨의 마지막 모습.

     

    경찰은 정황상 단순가출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판단해 다음날 바로 수사팀을 구성. 범죄 연루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최 씨의 금융거래내역을 조회한 결과, 실종 당일 오전 6시 40분경 성남시 중원구 금광동 신구대학교 인근 현금인출기에서 최 씨의 신용카드로 101만 원이, 다음날에도 안산지역 전철역 현금인출기에서 400여만 원이 인출된 사실이 확인됐다. 이런 식으로 최 씨의 카드에서 5일 동안 네 차례에 걸쳐 총 717만 원이 인출됐다. 경찰은 누군가 최 씨의 금품을 노리고 저지른 전형적인 강도살인사건으로 판단했다.

    시체 발견

    3월 21일 오전 10시 15분 경기도 성남과 광주를 잇는 3번국도변의 제설함에서 제설함을 점검하려던 공익근무요원에 의해 최 씨의 시체가 발견됐다. 최 씨는 실종 당시 입고 있었던 검정색 카디건과 청바지 차림 그대로였는데 한쪽으로 웅크린 자세로 제설함에 들어 있었다.

     

    수사팀은 최 씨의 한쪽 하이힐이 벗겨져 있던 점에 주목, 사라진 하이힐을 찾아나선 한편 범인이 최 씨의 카드로 돈을 인출할 당시 찍혔을 CCTV 화면을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 그 결과 17일 오후 7시경 안산시 고잔동의 한 현금인출기에서 모자를 눌러쓴 채 돈을 인출하는 신장 175㎝가량의 한 남성의 모습을 확보할 수 있었다.

    수사팀은 CCTV 화면에 찍힌 남성을 현상금 500만 원에 전국에 공개수배하고 강도살인 전과자들을 용의선상에 두고 수사를 진행해갔다.

     

    또한 수사팀은 최 씨가 택시에 탄 후 실종됐단 점을 주목해 그 시각 최 씨를 태운 택시를 찾기 위해 탐문 수사를 계속했다. 그러던 중 한 택시 기사로부터 ‘사건 당일 최 씨와 유사한 여성을 정자동 ○○아파트 앞에 내려준 적이 있다’는 제보를 받게 된다. 하지만 제보한 택시 기사의 차량 GPS를 확인한 결과 운행기록이 최 씨가 택시에 탑승한 시간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 즉 제보자의 택시에 탄 여성은 최 씨가 아니었던 것이다.

    수사팀은 최 씨가 실종된 장소와 사체가 발견된 지점, 현금이 인출된 장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볼 때 범인은 성남과 분당 인근에 상당한 지리감을 갖고 있는 인물일 것으로 추정. 한가지 확실한 건 최 씨가 택시를 탄 이후의 행적이 묘연하단 점이었다. 이에 수사팀은 분당 지역에서 영업한 택시 기사들 중 동일수법 전과자들을 우선 용의선상에 올리고 의심스런 이들의 행적을 하나씩 추적해 용의자를 좁혀나갔다.

     

    사건 당일 영업한 택시들의 GPS 기록을 일일이 확인하던 수사팀은 최 씨가 실종된 시간대와 장소가 일치하는 운행기록을 보인 택시를 발견. 수사팀은 서둘러 그 택시를 몰던 운전자의 신상을 확보했고 수사는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수사팀이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한 인물은 강도 등 전과 9범인 민병일. 민병일은 괜한 의심을 피하기 위해서였는지 범행 후에도 태연히 택시영업을 해오고 있었다. 같은 달 28일 오후 4시 10분경 서현역 인근에서 민병일이 운행하던 뉴EF소나타 택시를 찾아냈다. 수사팀은 형사 2명을 승객으로 가장해 민병일의 택시에 타게 한 후 민병일을 인근 파출소로 유인해 긴급체포할 수 있었다.

     

    그러나 민병일은 확실한 범죄 정황이 있는데도 범행을 자백하지 않았다. 민병일은 범행을 완강히 부인하는가 하면 몇 시간 동안 묵비권을 행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민병일이 운행한 차량의 운행기록과 민 씨의 차량 조수석에 끼어 있던 최 씨의 왼쪽 하이힐과 범행에 쓰인 운동화 끈을 증거물로 제시했더니 민병일이 갑자기 고개를 떨구고 자포자기한 듯 모든 것을 털어놓기 시작했다고 한다.

    범행 과정

    사건이 일어난 날 최 씨는 술에 취한 상태로 민병일의 택시에 탑승했다고 한다. 택시에 타서도 최 씨는 술기운에 무척 힘들어했다고 한다. 운행 도중 급기야 최 씨는 택시 안에 구토를 했다고 한다. 그걸 본 민병일이 뭐라고 하자 최 씨가 미안하다고 하기는 커녕 짜증을 내며 되려 구시렁구시렁했다고 한다. 그 문제로 서로 말다툼이 있었고, 그러다 최 씨가 잠이 들어버렸고, 안 그래도 기분이 잔뜩 상해 있던 민병일은 최 씨가 잠들자 범행욕구를 느끼게 됐다고 한다. 그는 인적이 없는 탄천변 뒷길로 차를 몰았고 최 씨의 가방에서 카드를 훔쳤다. 그리고 최 씨에게 ‘죽이겠다’고 위협해 비밀번호를 알아냈다. 민병일은 자신의 얼굴을 본 최 씨가 신고할 걸 우려해 결국 그녀를 목졸라 살해하고 만 것.

     

    그러나 경찰은 민병일이 돈을 빼앗기 위해 범행을 저지르긴 했지만, 그날 작정하고 범행대상을 물색했던 것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민병일의 내면에 깊숙이 잠재돼 있던 범죄심리와 사건 당일의 정황이 묘하게 맞아 떨어졌다는 게 경찰의 분석.

    최 씨의 죽음은 더없이 안타깝지만, 또 다른 추가범행을 막았다는 점에서 수사팀은 작은 위안을 얻었다고 한다.

    결말

    피의자 민병일은 2005년 11월 2일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열린 1심 공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직후 구치감으로 이동하던 중 교도관 3명을 밀치고 법원 담장을 넘어 도주했다가 11시간 만에 붙잡히기도 했다. 이후 최씨의 어머니는 민씨를 고용한 D운수와 민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고 D운수는 최씨의 어머니에게 2억 7500만 원, 최씨측 변호인에게 성공보수금 5500만 원 등 3억 3000만 원을 주기로 합의하고 소송을 취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