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대한민국 사건사고/우리나라 미제 사건 사고

유명공인회계사(임길수) 피살사건

by hwani’s 2022. 6. 29.

목차

    유명공인회계사(임길수) 피살사건

    목차
    1. 사건 개요
    2. 사건 내용
         2-1. 시신 발견
         2-2. 신원 확인
         2-3. 꼬여가는 수사
    3. 세 가지 수사 방향
         3-1. 첫 번째는 업무 때문에 피살됐을 가능성.
         3-2. 2번째는 원한살인일 가능성.
         3-3. 마지막은 치정살인.
    4. 사건 결과

    사건 개요

    1990년 유명 대한민국 공인회계사였던 임길수(50)씨가 피살된 채 대형 여행 가방에 담긴 상태로 반포대교 근처 한강에서 발견된 사건. 끝내 범인을 검거하지 못한 영구 미제 사건.

    사건 내용

    시신 발견

    1990년 11월 4일. 반포대교 남단 150m 지점에서 낚시를 하던 낚시꾼 문 모씨(31)가 한강 위에 떠내려가던 가로 1m, 세로 70㎝ 크기 여행 가방을 건져 올림.

    여행가방 안에는 검은색 양복을 차려입은 중년 남성이 웅크린 채 죽어 있었고, 부패는 거의 진행되지 않은 상태. 경찰이 얼굴에 씌워진 비닐봉지를 벗겨보니 남자의 안면부 곳곳에 외상이 있었고, 남자의 오른쪽 눈 부위에는 멍이 심하게 들어 있었으며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흉기에 맞은 듯 뒷머리가 2㎝가량 찢어져 있었음. 시체 상태만 봐도 타살임이 확실.

    신원 확인

    확인 결과 변사체의 주인은 TV에 고정출연하고 3번이나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는 등 명예와 부를 겸비한 상류층 인사였던 임길수 씨.

    임 씨의 부인(43)의 진술에 따르면, 남편이 지난달 28일 친구를 만나겠다며 집을 나간 뒤 소식이 끊어졌으며, 29일 KBS 측이 그동안 출연해 오던 '무엇이든 물어보세요'의 프로그램 녹화에 이유 없이 출연하지 않았다는 전화를 걸어와 서울 서초경찰서에 가출신고를 함. 결국 임 씨는 모습을 감춘 지 6일 만에 처참한 주검으로 발견됨. 부검결과 임 씨의 사인은 뇌출혈. 그리고 사체의 부패 진행상태 및 위 안의 음식물 소화 정도로 보아, 임 씨는 사망한 지 이미 5~6일 정도 지난 것으로 추정. 또한 수사팀은 임 씨에게서 폭행 상처 외에는 이렇다 할 반항흔이 발견되지 않은 점으로 보아, 면식범에 의한 범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 임 씨가 얼굴이 비교적 잘 알려진 공인이었다는 사실에 주목한 수사팀은 범행 목격자를 찾는 데 주력했다.

    임 씨는 복잡한 여자관계와 금전문제로 갈등이 많았던 것으로 밝혀져 피살 동기와도 관계가 있을 것으로 보였다.

    임씨는 14년 전 결혼한 부인과의 사이에 2남 2녀를 두고, 내연의 관계인 김 모 씨(40)와 동거하며 1남 3녀를 낳고, 추가로 적어도 10여 명 이상의 여자들과 관계를 맺어온 것 등등 복잡한 여자관계를 가져왔던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밝혀졌다. 부인 강 씨는 서울대 출신으로 K여고 교사로 재직하던 중 임 씨를 만나 결혼했으나, 최근 관계가 악화돼 임 씨의 어머니와 동생 등은 모두 옥수동에서 동거 중인 여자의 집에서 함께 생활하는 것으로 알려짐. 또한 임 씨는 공인회계사로 10여 개의 대기업과 거래를 해 상당한 돈을 모았으나 잇따른 대한민국 국회의원 선거 출마와 여자관계 등으로 탕진하는 바람에 재산은 1억 5,000만 원 정도에 불과해 살고 있던 서초동 삼풍아파트도 8,500만 원에 전세 들어 살고 있을 정도.

    꼬여 가는 수사

    경찰은 발견 당시 임 씨의 옷차림이 정장인데 비해 신발이 벗겨진 점으로 미루어, 실내에서 흉기로 뒷머리를 맞아 살해당한 뒤 승용차에 의해 옮겨졌을 것으로 보았고 임 씨의 체격이 왜소하지만 유기되는 과정까지 적어도 1명 이상의 남자가 낀 복수범인에 의한 범행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았다. 또한 임 씨의 주변인물 모두 일정한 정도이상의 원한관계를 품고 있는 것으로 밝혀짐. 부인 강 씨와 내연 관계인 김 씨는 최근 이혼 문제로 서로 만나 심하게 다투었으며, 임 씨와 관계를 맺었던 다른 여자들도 그동안 공개적으로 임 씨를 협박해 돈을 뜯어가기도 했을 정도. 이 중 경찰이 가장 먼저 용의 선상에 올린 사람은, 운전기사 강모 씨(35)와 자취를 감춘 비서 조모 씨(24). 10년 가까이 임 씨의 승용차를 운전해 왔던 강 씨는 임 씨의 스케줄 등을 자세히 알고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에, 수사팀은 그를 조사하면 사건을 해결할 실마리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이미 강 씨는 결혼해 사건 당시 강원도로 신혼여행 중이었으며, 강 씨 또한 "결혼을 앞두고 임 씨에게 자금지원을 부탁했다가 거절당했다. 잠시 섭섭한 마음도 들었지만 나는 이번 사건과 무관하고 아는 바도 없다"라고 진술했고 조사결과 강 씨는 모든 알리바이가 확실했으며 특별한 혐의점 역시 나타나지 않음.

    세 가지 수사 방향

    첫 번째는 업무 때문에 피살됐을 가능성.

    수사팀이 주목한 것은 임 씨가 회계·세무 관련 업무를 담당해오고 있었다는 사실. 조사결과 임 씨와 계약을 맺은 기업들은 당시 대기업을 포함해 100여 곳에 달했는데, 수사팀은 임 씨가 업무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고객의 비밀에 대해 상세히 인지하고 있었다는 점에 주목하고, 업무상 원한 등으로 변을 당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2번째는 원한살인일 가능성.

    임 씨는 여러 단체의 간부로 활동하면서 고향과 지역사회에서 활발한 사회활동을 해오고 있었는데, 마당발 인맥 등을 기반으로 국회의원 선거에도 3번이나 출마했던 인물이었지만 폭넓은 인맥과는 달리 평판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임 씨가 평소 일부 사람들과 관계가 좋지 않았다는 진술을 확보한 수사팀은 원한에 의한 범행일 가능성도 열어놓고 수사를 진행.

    마지막은 치정살인.

    임 씨의 주변 인물들과 심층적인 접촉을 시도한 수사팀이 눈여겨본 것은 임 씨의 복잡한 여자관계. 임 씨의 사생활은 상당히 복잡했는데 부인 강 씨와의 사이에서 4명의 자녀를 두고 있었으나 사건 발생 10여 년 전부터 또 다른 내연녀와 동거하며 4남매를 낳았으니 임 씨와 본부인의 사이가 좋을 리 만무했다. 조사결과 부인은 국세청에 남편의 탈세사실까지 고발할 정도로 부부관계가 악화된 상태. 하지만 수사팀이 더욱 주목한 점은 임 씨가 내연녀 외의 다른 여성들과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었다는 점. 따라서 본 부인을 포함한 임 씨의 여인들이 일제히 용의 선상에 올랐지만 이들은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 주변인들의 진술과 제보만으로 상대를 불러 조사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을뿐더러, 내연관계라는 확실한 증거를 확보하기도 어려웠다.

     

    25일 임 씨의 승용차가 강남의 한 종합병원 주차장에서 발견. 발견 당시 승용차는 먼지가 쌓여 있었고, 문이 잠겨 있었는데 차 안 바닥에는 모래와 흙이 묻어 있었다. 주차장 경비원은 "1주일 전부터 문제의 차량이 한 곳에 계속 주차돼 있어 신고했다"라고 진술. 수사팀은 차량에서 채취한 지문 2개와 머리카락 다섯 올에 대한 정밀감정을 국과수에 의뢰하고 차량 내부에 묻어있는 흙과 모래의 출처에 대해서 조사했다. 이에 수사는 모처럼 활기를 띠었지만 감정 결과 범인을 특징할 수 있는 단서는 나오지 않음.

    사건 결과

    이듬해 4월 수사팀의 용의 선상에 오른 인물은 간통사건으로 구속된 구 씨(40)와 그녀의 내연남(33). 구 씨를 구속할 당시 그의 소지품에서 살해된 임 씨가 생전에 써준 한 건의 영수증이 발견돼 조사를 받았고, 조사결과 구 씨는 1년 전인 1989년 초 세금상담 관계로 임 씨와 알게 된 후 가깝게 지내온 것으로 드러났다. 구 씨는 양도소득세 업무 대행 수수료 명목으로 500만 원을 임 씨에게 건넸으나 임 씨가 일을 해결하지 못하자 돈을 돌려줄 것을 독촉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수사팀은 구 씨가 여러 번 이혼한 전력이 있고 전 남편들로부터 거액의 위자료를 받아내는 등 재물에 대한 집착이 강했다는 점, 임 씨의 사체가 발견된 직후 구 씨 내연남의 눈 밑에 상처가 있었다는 점, 그 무렵 그가 임 씨의 차와 같은 종류의 차량을 타고 다니는 것을 봤다는 주변인의 진술 등을 토대로 임 씨 사건과의 연관성에 대해 조사했다. 하지만 임 씨 사건과 관련된 특이점은 나오지 않았다.

     

    그해 6월 수사팀은 또 다른 용의자에 주목하게 된다.

    1991년 6월경 서초경찰서는 A 공업사에 근무하다가 퇴직한 60대 남성을 A 공업사 직원들이 집단폭행한 사건을 수사하고 있었는데 수사과정에서 경찰은 A 공업 대표를 맡고 있던 이 씨(40)가 피살된 임 씨와 내연관계에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조사결과 이 씨는 임 씨와 임대관리 업무로 인해 안면을 튼 후 가까워졌는데 평소 사업문제로 종종 갈등을 빚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 씨는 지난해 10월 임 씨가 업무처리 비용을 요구하자 '내연관계를 폭로하겠다'며 7,000만 원을 요구해 심하게 다퉜던 것으로 확인.

     

    수사팀은 이 씨가 자신의 이해관계와 어긋나거나 사업에 방해가 되는 인물에 대해 폭력배를 동원해 청부폭력을 행사한 사실이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임 씨 사건의 용의자로 수사선상에 올리고 조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수차례의 조사에도 불구하고 이 씨는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으며, 수사팀 역시 그녀에게서 특이한 사항을 찾아내지 못했다.

     

    게다가 이 사건은 노태우 대통령이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 지 1달도 안 되어 벌어진 살인 사건이며 결국 영구 미제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