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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사건사고/우리나라 미제 사건 사고

강릉 할머니 살인사건 - 쪽 지문 살인사건

by hwani’s 2023. 11. 13.

목차

    강릉 할머니 살인사건 - 쪽 지문 살인사건

    목차
    1. 사건개요
    2. 사건내용
    3. 용의자 정씨 그리고 무죄 판결

    사건개요

    강원도 강릉시에서 발생한 2005년 5월 13일의 사건은 69세 노파인 장 모씨가 손발이 묶여 살해당한 상태로 발견된 사건입니다. 이 사건은 1cm 길이의 쪽 지문이 유일한 증거로 남아 있어 '쪽 지문 살인사건'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15년이 지난 후, 쪽 지문의 정체가 밝혀져 사건이 해결될 것으로 보였지만, 증거 부족으로 인해 유력한 용의자가 무죄 판결을 받아 영구 미제 사건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 사건입니다. 이 사건에 대한 내용은 '그것이 알고싶다' 1126회에서 방영되었습니다.

    사건내용

    2005년 5월 13일 오후 4시, 피해자인 장씨의 이웃 주민이 20만원을 갚으러 장씨에게 찾아갔습니다. 그러나 거실문은 열려있었지만 인기척은 없었고, 집 안에서는 TV 소리가 나오고 있었습니다. 이웃 주민이 집안을 들여다보니 살해당한 장씨를 발견하였습니다.

    장씨는 발견 당시 얼굴이 포장용 노란 테이프로 감겨있고, 손발은 테이프와 전화선 등으로 묶여있는 상태였습니다. 또한, 안방 장롱과 서랍이 모두 열려있었고, 총 78만 상당의 귀금속이 사라진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그러나 3천만원이 들어있던 통장과 도장, 현금 등은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조사 결과, 범인은 장씨를 먼저 움직이지 못하게 포박한 후 저항하는 피해자를 폭행하여 숨지게 한 것으로 추정되었습니다. 사망 원인은 기도 폐쇄와 갈비뼈 골절 등의 복합적인 원인으로 확인되었습니다.

    CCTV나 목격자는 없었던 이 사건에서 유일하게 남은 증거는 포장용 테이프의 심지에 남아있던 1cm 쪽지문이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지문 수사 기술의 수준이 낮아서 1센치 정도의 작은 지문으로는 범인을 찾아내기 어려웠습니다. 지문으로 범인을 찾으려면 지문의 특징점인 끊긴 점이나 곡선 등을 활용해야 하는데, 발견된 쪽지문은 융선과 돌출되는 선이 불분명하여 구별하기 어려웠습니다.


    사건 발생 한 달 후, 마을 주민인 박씨가 자신이 범인이라고 자백하였습니다. 박씨는 장씨의 할머니와 친분이 있었으며, 돈을 빌려달라고 한 후 거절당해서 화가 나서 살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상황 증거는 박씨의 설명과 전혀 맞지 않았습니다. 사건 상황도 다르고, 범행 도구도 다른 것이었습니다. 주장한 금반지와 금팔찌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또한, 박씨보다 키가 작은데 장씨를 결박했다는 것은 상황상 어려운 점도 있었습니다.

    결국 박씨는 자신이 허위 자백을 한 것을 밝혔는데, 그 이유는 놀랍게도 어떤 비구니가 찾아와서 자백을 요구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비구니는 박씨에게 자신이 죽은 할머니가 이 집 막내 아들을 노리고 있다며, 경찰서에 가지 않으면 아들이 죽는다고 협박했던 것이었습니다. 더욱 이상한 점은 그 비구니의 정체가 박씨를 체포한 형사의 친누나였다는 것입니다. 이런 이상한 상황이 발생한 이유는 당시 경찰이 범인이 면식범이라는 사실에만 집중하여 박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억지로 함정수사를 진행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결국 박씨의 혐의는 풀렸지만 여전히 일부 주민들은 박씨를 범인으로 여겨 참지 못한 박씨는 동네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이후 그 알 제작진이 당시 초동 수사를 담당한 경찰들을 찾아갔지만 대부분이 취재를 거절하였고, 박씨를 체포한 형사와도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합니다. 피해자의 아들 한씨는 3~4년 후 형사에게 따졌는데 초동 수사가 미비했다는 것은 인정했다고 전했습니다.

    용의자 정씨 그리고 무죄 판결

    과학수사 기술의 발전으로 경찰의 지문 감정 장비의 성능이 향상되었고, 감정관들의 질도 향상되었습니다. 경찰은 지문자동검색시스템(AFIS)을 통해 쪽지문을 재감정하였고, 해당 지문의 소유주가 인근 동해시에 거주 중인 정씨라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쪽지문은 정씨의 왼쪽 가운데 손가락의 지문이었으며, 경찰은 노파의 얼굴을 테이프로 감는 과정에서 테이프가 잘 떨어지지 않아 맨손으로 떼는 과정에서 남은 지문이라고 추정했습니다. 정씨는 사건 당시 경제적으로 어려웠으며, 알리바이가 불분명했습니다. 또한, 과거에 부녀자 폭행과 절도 경력이 있었고, 거짓말탐지기 검사에서도 거짓으로 판명난 적이 있어 의심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정씨는 강력히 반발하며 자신은 강릉에 가본 적이 없고 전과자라는 이유로 억울하게 범인으로 몰렸다고 주장했습니다. 문제의 테이프는 예전에 도난당한 자신의 오토바이에 있던 것이고, 그 테이프가 장씨의 방에서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경찰은 오토바이의 소유 관계와 정씨의 전력을 확인하여 이 주장 역시 거짓임을 확인하였습니다.

    2017년 12월 15일에 열린 1심에서는 재판부가 피고인인 정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노란색 박스테이프에 묻은 지문 하나만으로는 범행을 확정짓기 어렵고, 사건이 12년이나 지난 후에 피고인의 알리바이 등을 입증하기 힘들었기 때문에 섣불리 유죄로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해당 재판은 국민참여재판으로 열렸으며, 배심원 9명 중 8명도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2018년 10월 24일에 열린 항소심에서도 무죄 판결이 나왔고, 검찰은 번복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하여 상고를 포기했습니다. 이로써 강릉 노파 살인사건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되었고, 유일한 증거인 지문마저 무의미하게 되어 영구 미제 사건으로 남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