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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사건사고/우리나라 해결된 사건 사고

사진연출을 위한 살인을 저지른 사진작가 이동식

by hwani’s 2024. 6. 21.

목차

    사진연출을 위한 살인을 저지른 사진작가 이동식

    목차
    1. 사건 개요
    2. 사건 내용
    3. 수사 과정

    사건 개요

    1982년 12월 14일에 서울특별시 금천구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으로 '사진작가 죽음 연출 사건'이라고도 불립니다.

    사건 내용

    1982년 12월 14일, 서울특별시 구로구 호암산에서 24세 여성의 시신이 발견되었습니다. 조사 결과, 이 여성은 이발소 여종업원 김경희로 밝혀졌습니다. 당시 상황을 보면, 일단 독살로 추정되었지만 시신에서 저항한 흔적이 전혀 없었고, 옷을 벗은 채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고 합니다. 이것을 해석하면 김씨가 자의로 산에 올라가 옷을 벗고 극약을 먹은 뒤 바닥에서 몸부림치다 사망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매우 특이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한국 경찰 역사상 최초로 프로파일링 기법이 동원되었고, 곧 범인이 잡히게 됩니다.

    범인은 특수절도 등의 전과 4범이었던 이동식(당시 42세)이었습니다. 그는 1940년 대구에서 태어나 6살 때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되어 숙부 집으로 보내져 국민학교를 졸업했습니다. 14세에 서울로 상경하여 15년 동안 폐지와 고철을 주워 생활하다가 몇 차례 특수절도로 옥살이를 했습니다. 출소 후에는 사진에 취미를 붙여 사진작가로 활동하며 한국사진작가협회 회원이 되었고, 개인 전시회까지 열었을 정도로 실력이 출중했습니다. 그러나 사진 공모전에서 계속 고전하자 더욱 자극적인 컨셉을 시도하다 결국 범행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자신이 다니던 퇴폐 이발소의 직원인 김경희에게 출세의 기회를 주겠다며 누드 사진을 찍자고 제안했습니다. 김경희가 이를 수락하자 둘은 산으로 올라갔고, 옷을 벗기 전 그 남성은 김경희에게 감기약이라며 청산가리를 먹여 독살했습니다.

    그 남성은 김경희가 땅바닥에 쓰러져 몸부림치는 동안에도 생명을 구하려 하지 않고 그 모습을 21장이나 사진으로 찍었습니다. 그리고 김경희가 숨을 거둔 후에도 계속해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검거 후 재판 과정에서 그 남성은 범행을 부인했지만, 결국 사진 감정 전문가의 증언으로 인해 범인임이 밝혀졌습니다. 그는 1심에서 사형 선고를 받았고, 이후 항소와 상고를 거쳤지만 모두 기각되어 1984년 2월 16일 사형이 확정되었습니다. 그리고 2년 뒤인 1986년 5월 27일 서울구치소에서 사형이 집행되었습니다.

    수사 과정

    처음 이동식이 검거되었을 때, 그는 범행을 부인했습니다. 경찰은 유력한 증거인 피해자 사진을 찾기 시작했지만, 현장과 이동식이 거주한 보일러 소장실에서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중 한 담당 형사가 보일러 소장실의 일부분만 도배되어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는 벽을 두들여 보니 합판이 있다는 것을 알아냈고, 합판을 뜯어내자 피해자 사진이 들어 있는 필름이 발견되었습니다.

    이번에는 이동식이 '본인은 이미 죽은 이후에 피해자를 찍은 것일 뿐 본인이 죽이지 않았다'고 발뺌하기 시작했습니다. 형사들은 사진 작가를 비롯한 전문가들을 찾아다녔고, 신구전문대 사진과 홍순태 교수의 조언을 얻었습니다. 그 조언은 '사진을 현미경으로 확대해서 솜털이 서 있으면 살아 있었다는 것을, 솜털이 누워 있으면 이미 사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경찰은 이를 바탕으로 검증한 결과, 솜털이 서 있는 사진부터 점점 누워가는 흔적들을 발견했고, 결국 살아 있을 때부터 죽어가는 사람을 찍었다는 것이 입증되면서 증거로 채택되었습니다.

    이동식의 입장에서는 결국 자승자박한 꼴이 되었습니다. 그가 사진작가였기 때문에 1980년대 일반인들이 거의 쓰지 않는 고급 카메라를 사용했기에, 현미경 확대가 가능해 땀구멍이나 솜털을 확인해 증거로 채택될 수 있었습니다.

    사건 이후

    이 사건은 매우 엽기적이고 충격적인 것으로 보입니다. 여러 범죄 관련 TV 프로그램에서 단골 소재로 다뤄졌다고 하네요. 특히 수사반장에서는 종결 이후 10대 사건 시리즈 범죄로 재현되었다고 합니다. 다만 심의 때문에 실제 사진 대신 속옷 촬영 사진으로 대체했다고 하네요.

    경찰 수사 결과 발표 때 실제 사체 사진이 신문에 실렸고, 잡지에서도 상세히 분석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범인이 소지했던 불법 무기 M7 총검도 증거로 나왔다고 합니다.

    범인은 사진이 연출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의사가 동공이 풀려 있는 것을 보고 실제 죽음을 찍은 것이라고 판단했다는 설도 있다고 합니다. 다만 이 부분은 사실무근이며, 기막힌 이야기 실제상황에서 극적인 효과를 위해 반영했다고 합니다.

    이 사건의 마지막 장면은 범인 이동식의 사형 집행이었습니다. 이는 서울구치소의 서대문 시절 마지막 사형 집행이었고, 이후 구치소는 의왕시로 이전했습니다. 이동식은 재소 중 가톨릭에 귀의하여 '바오로'라는 세례명을 받았으며, 사형 집행 후 천주교 종로성당이 관리하는 나자렛 묘원에 묻혔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