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서울 경서중학교 1학년 이윤상군 유괴 살인사건
목차
1. 사건 개요
2. 사건 내용
3. 공개수사
4. 범인 주영형
사건개요
1980년 11월 13일, 마포구 경서중학교 1학년 학생 이윤상(13세)이 유괴되어 다음날 살해당한 사건입니다. 범인은 당시 피해자가 다니던 학교의 체육교사 주영형이었습니다.
사건 초기에 주영형은 이윤상의 부모에게 사죄했고, 학교에서도 인기 있는 젠틀한 이미지의 교사로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의심받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수개월 후 다시 조사하는 과정에서 주영형이 사건 당일 대학원 수업을 빠져나가 미성년자 제자와 성관계를 가졌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그의 여고생 종범들도 드러났습니다.
이 사건은 전국의 중학교들이 단축수업을 할 만큼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당시 대통령이었던 전두환의 "살려 보내면 너도 살고, 죽여 보내면 너도 죽는다."는 유명한 말도 이 사건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또한 이 사건은 거짓말탐지기를 범죄 수사에 활용한 첫 사례로 기록되었습니다.
사건 내용
피해자 이윤상은 소아마비로 인해 왼쪽 다리가 불편했던 3살 어린 아이였고, 당시 중학교 1학년 학생이었습니다. 1980년 11월 13일 오후 4시경 체육교사와 상담하러 간다며 학교에서 실종되었고, 그날 밤 8시부터 12시 사이에 범인으로부터 4차례의 협박 전화가 있었습니다.
범인은 자신들이 전과자 4명이며 일본으로 밀항하려고 한다며, 이윤상을 수원에 감금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현금 4천만 원을 요구했고, 이윤상의 아버지가 2천만 원만 준비할 수 있다고 하자 "내일 12시에 전화하겠으니 그때 시키는 대로 하라"고 협박했습니다.
11월 14일, 이윤상의 아버지가 경찰에 유괴 사실을 신고하였습니다. 서울마포경찰서는 신고 접수 직후 이윤상의 집 전화에 녹음장치를 부착하고, 형사 2명을 잠복시켜 전화를 감청하였습니다. 그러나 이윤상 군은 유괴 다음날인 이날 이미 살해당했다고 밝혀졌습니다.
16일 오후 6시 40분경, 범인들이 이윤상의 미리 녹음된 목소리를 들려주었습니다. 이윤상은 "이분들이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나는 죽어요."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17일에는 수원 우체국 발인으로 된 편지를 보내, "딸을 시켜 20일 저녁 7시에 종로2가에 있는 제과점 고려당으로 돈가방을 보내라"고 요구했습니다.
약속된 날 이윤상의 누나가 약속 장소로 나갔지만, 범인들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이후 며칠 동안 범인들은 계속해서 편지와 전화를 보내며 협박했습니다. 심지어 "이윤상이 교통사고를 당했으며 아직 살아있다"고 거짓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4월 6일을 마지막으로 연락이 끊기면서, 실낱같은 희망마저 사라져 버리자 이윤상의 부모는 절규하며 범인에게 호소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비극적인 결말이 되고 말았습니다.
공개수사
경찰은 처음에 이 유괴 사건을 비공개로 수사하였습니다. 범인에게 수사 사실을 알리지 않기 위해서였습니다. 하지만 협박이 장기화되면서 1981년 2월 26일 경찰은 공개수사로 전환하였습니다. 범인에게는 1,000만원의 현상금이 걸리기도 했습니다.
공개수사 전환 이후, 이 사건은 사회적으로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당시 대통령이었던 전두환은 2월 27일 특별 대국민담화를 열어 정부가 모든 수사기관을 동원하여 피해자 이윤상 군이 빨리 돌아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3월 3일 대통령 취임식까지 범인이 자수하면 관대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끝내 범인이 나타나지 않자, 경찰은 최면술사까지 동원하며 수사를 이어갔습니다. 일부 우익 성향 커뮤니티에서는 전두환 대통령이 이 사건을 시원하게 해결한 것처럼 묘사하기도 했지만, 실상은 달랐습니다. 수사 과정에서 애먼 사람들이 고문을 당하며 허위자백을 하도록 강요당하는 등 권위주의 정부의 문제점이 드러났습니다.
범인 주영형이 검거된 것은 전두환 대통령의 담화로부터 9개월 이상 지난 1981년 11월 27일이었습니다. 이후 전두환이 직권으로 형법을 개정해 주영형을 속전속결로 처형했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실제 주영형에 대한 사형 집행은 1983년 7월 9일로, 대법원 상고기각 후 7개월여 만에 이루어졌습니다. 또한 전두환이 이윤상 군의 누나 대학등록금을 자신의 월급으로 내줬다는 이야기도 당시 언론보도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결국 이 사건은 권위주의 정권의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낸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범인 주영형
이 사건의 범인인 주영형은 전라남도 광주시 출신으로, 서울대학교 ROTC 출신의 예비역 대한민국 육군 보병 중위였습니다. 그는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체육교육과를 졸업하고 경희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석사학위까지 취득한 대단한 엘리트였습니다. 차분한 인상과 호감형 외모를 가졌으며, 유부남에 아이가 2명이 있었습니다.
경찰은 초기에 주영형에게 의심을 품었지만, 그의 교사 신분과 학벌, 외모에 현혹되어 곧 용의선상에서 제외했습니다. 당시 사회 분위기상 학교 선생님이 그런 악질 범죄를 저지를 것이라 생각하기 어려웠고, 대학원까지 나온 고학력자가 그런 범죄를 저질렀을 리가 없다고 가정했습니다. 또한 주영형은 사전에 치밀한 범행 계획을 세웠기 때문에, 경찰은 그가 제시한 알리바이를 믿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1981년 11월, 경찰은 주영형이 여자중학교 재직 시절 교외지도를 빌미로 여학생 22명을 성폭행한 사실을 밝혀내면서 수사가 활기를 띠었습니다. 또한 사건 당일 이윤상의 모친의 진술과 거짓말탐지기 조사 결과가 단서가 되었고, 결국 11월 29일 경찰은 주영형의 자백을 받아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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