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반도호텔 이정자씨 살해 사건

서울 여의도 반도호텔 이정자씨 살해 사건

목차
1. 사건 개요
2. 사건 내용

사건개요

1979년 10월 25일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반도호텔 1312호에서 일본인 기요타 요시미(당시 43세)가 한국인 현지처 이정자(당시 24세)를 살해하고 자살을 기도한 사건.

사건내용

1979년 6월, 구마모토현 오에무라에 거주하던 43세 남성 기요타 요시미는 처음으로 한국행 호색관광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종로구 교북동에 위치한 모 유흥업소에서 한국인 호스티스 한 명을 알선받게 되었는데, 그게 바로 24세의 이정자였습니다.

이정자는 10년 전인 1969년에 고향인 전라남도 담양에서 남동생과 둘만의 상경해 호스티스 일을 하고 있었는데, 이는 중학교 3학년생인 남동생의 학업 뒷바라지를 위해서였습니다.

기요타는 첫눈에 이정자에게 반해 호감을 표시하기 시작했고 몇 일간만 체류하기로 예정했기 때문에 곧 돌아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기요타는 워낙 이정자가 마음에 들었던지 일본으로 가기 전 이정자의 연락처를 적어갔고 이후 한 달에 한 번 꼴로 일본과 한국을 오가면서 이정자에게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기요타는 이때 엄연히 일본에 아내와 자식까지 있는 유부남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정자는 이런 기요타를 별로 탐탁치 않아 했습니다. 기요타는 성질이 폭력적이어서 틈만 나면 폭력과 협박을 일삼았고 이런데 처와 자식까지 딸려있는 남자를 좋아할 여자는 거의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기요타는 이정자와 관계를 이어가고 싶어했는데, 자신이 본국에 있는 아내와 이혼 할 것을 맹세했고 9월에는 실제로 이혼확인서까지 써들고 와 결혼준비금 100만엔과 함께 이정자에게 보여주었습니다.

그럼에도 이정자는 기요타와 결혼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전 아내와 자식들에게 양육비를 매달 갖다줘야하는 것은 물론, 기요타는 일본에 있는 집까지 전부 아내에게 갖다주는 조건으로 무리하게 이혼을 해 온 것이었는데, 이러면 결혼 후 생활은 힘들 것이 자명했습니다. 이정자는 기요타의 결혼 제안을 정중히 거절했지만, 기요타가 칼을 보여주며 결혼을 하지 않으면 "너를 죽이고, 나도 죽겠다"고 협박하여 하는 수 없이 끌려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기요타는 10월 11일 한국에 15일간 체류하는 일정으로 또다시 입국 했고, 이후 이정자를 만나 함께 강릉과 여수, 부산 등 전국의 관광지로 여행을 다녔는데, 그 동안에도 기요타는 결혼협박을 했고 그로 인해 이정자가 도망가는 일이 발생합니다.

이에 기요타는 무엇을 결심이라도 한 건지 이정자에게 출국날인 25일까지 자신과 함께 있어주면 술도 마시지 않고 폭력을 가하지도 않을 것이며, 약혼을 파혼해주겠다 약속해 타협을 하게 되는데, 기요타는 이때쯤 범행의 도구로 쓰일 스테인리스 식칼을 준비했기 때문에 이미 범행을 결심한 후 이정자를 유인해 본인의 곁에 잡아두기 위해 이런 제안을 했을 걸로 보입니다.

10월 23일 오전 11시경, 기요타와 이정자는 여의도 반도호텔 13층에 2박 예정으로 체크인을 하고, 이후 낮에는 어딘가로 같이 외출했으며, 다음날인 10월 24일 낮에도 둘이 어딘가로 외출했다가 그 날 오후 7시 20분경에 저녁밥을 시켜 먹었습니다.

10월 25일 자정경부터 새벽 4시경, 기요타는 이정자의 목을 졸라 살해하려 했으나 잘 되지 않자 등에 길이 25cm의 스테인리스 과도를 꽂아 넣어 찔렀고 14cm 깊이의 상처가 생긴 이정자는 결국 사망하게 됩니다.

다음날 아침인 10월 25일 오후, 체크아웃할 시간이 지났는데도 이들이 방을 빼지 않자 호텔 종업원이었던 최동철(당시 26세)은 1312호실 벨을 세 번 눌렀으나, 인기척이 없자 비상열쇠로 문을 연 최동철은 방에 있던 기요타와 눈이 마주친 후 기요타가 갑자기 뛰쳐나가 창문틀 위로 올라서며 다가오면 뛰어내리겠다는 제스처를 취하자 깜짝 놀란 나머지 1층 프론트로 내려가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이어 오후 2시경 도착한 경찰은 기요타가 투신자살을 감행할 것이라고 생각, 기요타를 설득하기 위해 문앞에서 계속 두 사람의 이름을 호명했으나 대답이 없었고 4시 45분에는 일본 대사관 1등 서기관까지 호텔로 와 기요타를 설득하기 시작했는데 20분간 불러도 역시 인기척이 없자 결국 방문을 열고 강제진입, 침대에서 손을 모아 누운채 정면을 보고 숨져있는 이 양과 옆 방바닥에서 왼쪽배를 찔러 피가 난채 신음하는 기요타를 각각 발견했습니다.

이후 기요타는 즉각 한강성심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고, 의식이 없던 기요타는 10월 27일 오전 회복해 의식을 되찾았으나 당시 한국에서 역사의 한 사건이 일어나 전국과 언론이 떠들썩했기 때문에 이정자의 죽음과 기요타의 회복 소식은 빠르게 묻혔고 이후에 회복된 기요타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판결이 공개되지 않아 불명이지만 엄연히 한국에서 살인을 했기 때문에 한국 내에서 징역형을 받아 형기를 마치고 일본으로 돌아갔을 걸로 보입니다.